영남알프스 둘레길/2019년산행공지

[안내 배내봉]배내봉 저승골

미래(mire) 2012. 9. 13. 17:49

  

여름 산행이라면 계곡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바라보며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재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여름이면 부산과 가까운 영남알프스 골짜기마다 산꾼들이 땀을 씻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계곡 산행이라도 계곡과 떨어져 바라만 보는 산행은 재미가 덜하다. 밀양 가인계곡처럼 몸을 통째로 계곡물에 담그거나 구만산 통수골처럼 계곡으로 내려서서 물길과 더불어 올라가면 더위를 느낄 새가 없다.


'근교산& 그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곳은 영남알프스의 수많은 계곡 가운데서도 발길이 드문 저승골이다. 여름 휴양지로 이름 높은 작천정 상류로, 배내봉(966m)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저승골은 이름에서 보듯 골이 깊고 길이 거칠다. 간혹 찾는 이가 있지만 뚜렷한 길이 만들어질 정도는 아니라 누구라도 밟고 올라가면 길이 되는 곳이다. 그렇다고 계곡을 벗어나 아무 데로나 치고 올라가면 길이 막히기 일쑤다. 계곡의 경사가 가파르고 양쪽으로 협곡이 이어져 저승골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함부로 올라섰다가는 절벽에 가로막혀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

◇ 발길 드문 골짜기… 계곡 잘못 벗어나면 길 막혀

   
저승골 오르는 길은 연이어 나타나는 폭포에 감탄사가 끊일 틈이 없다. 그 가운데서도 50m가 넘는 저승폭포의 위용은 장관이다.
가파른 협곡이 이어지는 만큼 계곡 많은 영남알프스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절경을 보여주는 폭포가 잇달아 나타난다. 어림잡은 높이가 50m를 넘어 보이는 폭포부터 바위 좌우로 2개의 작은 폭포가 쏟아지는 쌍폭, 협곡 사이 2단, 3단으로 이어져 내리는 폭포 등 비경이 숨돌릴 사이 없이 잇달아 나타난다. 초반에 계곡 물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다만 비가 내릴 땐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두 개의 큰 줄기가 만나는 계곡 합수점 이후로는 길이 험해지니 단단히 각오하고 올라야 한다. 또한, 뚜렷한 길이 없는 만큼 촘촘하게 매어 둔 리본을 잘 살펴보고 올라야 한다. 행여 길을 잃었을 때는 계곡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폭포가 만났을 때는 폭포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된다.

이번 코스는 저승골로 배내봉까지 오른 뒤 간월산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가다가 선짐재에서 천상골을 따라 내려간다. 전체적인 산행코스는 간월산자연휴양림 입구 삼거리를 출발해 채석장~폭포~쌍폭~좌우골 합수점~폭포(~험로)~50m 폭포~너덜지대~배내봉 정상~전망대~천질바위 전망대~선짐재~삼거리~임도~간월굿당~삼거리를 거쳐 알프스산장 앞 도로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거리는 10㎞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5시간 30분, 휴식을 포함하면 6~7시간 걸린다.

산행 출발은 작천정에서 안간월을 거치는 도로가 끝나는 간월산자연휴양림 입구 삼거리다. 답사로는 휴양림 표지석 오른쪽 길을 따라 채석장 방향으로 간다. 100m가량 가면 길은 철문으로 막혀 있고 그 옆에 큰 물탱크가 있다. 왼쪽으로 가서 철계단을 내려선 뒤 계곡을 따라 50m쯤 가면 다시 오른쪽에 철계단이 나타난다. 올라서면 철문 안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채석장의 거대한 돌무더기를 지나면 가건물 2개 동이 서 있다. 그 사이로 올라가서 왼쪽으로 가면 계곡으로 내려서고 저승골의 문 역할을 하는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 오른쪽으로 올라가 녹슨 철조망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더위 식히는 시원한 물줄기 '폭포 위에 또 폭포'

   
저승골 초입의 물길. 오르막 산행 대부분이 물길을 따라 올라간다.
폭포 위 넓은 바위에 올라서면 길은 작은 폭포 앞에서 왼쪽 숲 속으로 들어간다. 짙은 숲으로 들어가 10m쯤 가서 오른쪽으로 꺾어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30m쯤 오른 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선다. 잠시 뒤 사각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지나 30m 정도 더 올라가서 계곡 왼쪽으로 올라선다. 2~3분 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서는 계속 물길을 따라 올라간다. 잠시 뒤 작은 폭포가 나오면 폭포 왼쪽으로 올라간다. 2~3분 가면 오른쪽에 20여m 높이의 3단 폭포가 떨어져 내린다. 물길을 15분 정도 오르면 삐죽 나온 큰 바위 좌우 두 갈래로 물이 떨어지는 쌍폭이다. 길은 폭포 20m 정도 앞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다. 50m가량 가다가 다시 물길로 내려서면 곧 두 갈래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이다.

두 갈래 가운데 오른쪽 계곡으로 오른다. 10분가량 올라가면 넝쿨이 계곡 위에까지 늘어져 있다. 여기를 지나면 바로 위에 나타나는 큰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서 물길을 벗어나 계곡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선다. 20m가량 가서 다시 물길로 내려선다. 5분 정도 올라가서 계곡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곧 가파른 협곡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를 잇달아 만난다. 이어지는 여러 개의 폭포를 구경하고 맨 위의 폭포 직전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여기가 이번 산행에서 가장 난코스다. 두꺼운 낙엽에 발이 미끄러지는 사면을 올라 높이 2m 정도의 바위를 올라서야 한다. 발 디딜 곳이 마땅찮아 올라가기가 쉽지않다. 올라선 뒤에 20m쯤 직진해서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올라간다. 100m가량 올라간 뒤에는 다시 왼쪽으로 꺾어 사면을 가로지른다. 가다 보면 왼쪽 아래 나무 사이로 폭포가 보인다. 낙엽 쌓인 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서면 높이 50m가 넘는 저승폭포가 숨어 있다. 폭포를 감상한 뒤 다시 올라와 계속 진행한다.

잠시 뒤 조릿대가 있는 너덜을 가로지른 뒤 계곡을 건너 반대편 사면으로 오른다. 오랫동안 쌓인 낙엽에 발이 푹푹 빠진다. 30~40m 가면 또 한 번 계곡을 건넌 뒤 오른쪽으로 꺾어 계곡 옆을 따라 올라간다. 흙길과 너덜을 번갈아 지나 잠시 계곡 물길을 따라 오르다가 다시 계곡 오른쪽으로 2~3분 올라가면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 오른쪽 사면의 낙엽을 헤치고 올라가서는 폭포 위에서 계곡을 건넌다. 50m쯤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꺾어 다시 50m 가면 나타나는 커다란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5~6분 능선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너덜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너덜을 지나 왼쪽으로 꺾어 오른다. 다시 30m쯤 위에서 만나는 계곡을 따라 50~60m 올라가서는 능선을 치고 올라간다. 30분 정도면 배내봉에서 밝얼산으로 가는 너른 길을 만난다. 왼쪽 오르막으로 가면 곧 배내봉 정상이다. 내내 짙은 숲을 올라온 끝에 탁 트인 정상에 서면 더위를 식히는 바람이 취재팀을 맞는다.

◇ 오르는 길 내내 짙은 숲… 배내봉 올라서야 '하늘'

   
능선에서 바라본 간월산과 신불산. 앞쪽 잘록한 곳이 선짐재다.
길은 여기서 간월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능선을 걷다 보면 곳곳이 전망대다. 특히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이어지는 언양 방향의 조망이 기막히다. 저승골 계곡도 온전히 내려다보인다. 20여 분 가면 바위 전망대를 지나 '간월산 1.5㎞' 이정표를 지나간다. 30분가량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간월산 가기 전 마지막 봉우리인 912m봉이다. 정면에 간월산과 간월공룡능선, 신불산과 신불공룡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뒤 '간월산 249 지점 119 구급함'이 나타나고 뒤로 올라가면 천질바위가 바라보인다. 10분가량 내려가다가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이 선짐재다. 갈림길 옆에 작은 돌탑이 있지만 자칫 지나칠 수 있으니 유의해서 봐야 한다. 선짐재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천상골로 하산하는 길이다. 길은 가파르지만 갈지자로 나 있어 크게 힘들이지 않고 내려갈 수 있다.

15분 정도 내려가면 작은 계곡을 건너고 곧 삼거리다. 왼쪽 오르막은 천질바위로 가는 길이다. 직진해서 내려가면 간월재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만난다. 왼쪽으로 10m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기둥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5분 정도 내려가서 길이 왼쪽으로 꺾이고 곧 마른 계곡을 건넌다. 이어 간월굿당을 지나면서부터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간다. 잠시 뒤 임도 삼거리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곧 간월굿당과 간월산 이정표가 서 있는 도로에 닿는다.


# 떠나기 전에

- 하늘억새길 조성하며기존 바윗길 로프로 막아

   
배내봉에서 선짐재까지 능선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이정표가 서 있다. 지난해 말 울산시가 준공한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이름이 새겨진 이정표다. 하늘억새길은 전체 29.7㎞로 5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그 가운데 이번 답사 코스가 지나는 5구간 배내고개~간월재 4.8㎞는 달오름길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공사를 했다고 해서 주요 등산로를 지나는 하늘억새길에 대단한 손질을 한 것은 아니다. 되려 배내봉에서 선짐재로 가는 도중에는 기존 산길을 막은 모습도 여러 군데 볼 수 있었다. 원래 배내봉에서 간월재로 가는 길은 서쪽은 완만하고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위태로운 벼랑길이 많다. 그렇다고 바윗길을 지나는 기존 등산로를 굵은 로프로 막은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바윗길과 우회하는 길이 나뉘는 곳에서 바윗길을 막을 것이 아니라 이정표나 안내판으로 알리기만 해도 충분할 터다. 길을 막은 로프 가운데는 누군가가 일부러 자른 듯 훼손된 모습도 볼 수 있다.


# 교통편

- 언양에서 안간월 들어가는 323번 버스 이용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노포동 터미널에서 언양까지 간다. 통도사를 거쳐 가는 버스가 대략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언양시외버스정류장 옆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등억온천행 323번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시간대에 따라 '간월교'에서 돌려나오거나 간월산 휴양림 입구까지 들어갔다가 돌아나오는 차가 있으니 기사에게 확인해야 한다. 기점인 삼남신화 출발시각은 오전 7시, 8시 10분, 9시 40분, 10시 50분, 오후 12시 50분, 2시 50분, 4시 50분, 6시 50분, 7시 50분 등 하루 9회 운행한다. 시외버스정류장 도착시각은 출발시각에서 5~10분 더하면 된다. 택시를 이용하면 8000원 안팎 나온다.

등반 기점과 종점이 멀지 않아 승용차를 이용해도 된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울산IC에서 내려 작천정 방향으로 간다. 작천정을 지나 간월산자연휴양림 입구 삼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하산한 뒤 걸어가서 회수할 수 있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